가. 함수 지도의 의의
함수는 20세기 초 수학교육 개혁 운동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독일의 클라인에 의해 학교 수학의 한 분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클라인은 함수적 사고의 중요성은 응용을 포함하여 수학 전체를 통합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함수는 변화하는 현상을 관찰하고 설명하며 예측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함수는 우리가 수학을 학습하는 아주 이른 시기부터 기초 개념이 될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수학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이처럼 함수는 현실 세계의 상황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될 뿐만 아니라 수학의 분야를 통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나. 함수의 역사적 발달
함수라는 용어는 라이프니츠와 베르누이 사이의 서신 교환에서 등장하였고, 오일러 시대에 와서야 우리에게 익숙한 의미로 쓰이기 시작하였다. 역사적으로 볼 때 명시적으로 함수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함수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있기 이미 오래전부터 인류는 함수에 대한 직관적인 관념을 사용하였다.
함수의 역사적 발생 단계는 다음과 같다.
전 함수 단계 | 바빌로니아, 그리스 |
기하적 함수 단계(17세기) | Oresme, Galilei |
대수적 함수 단계(18세기) | Bernoulli, Euler |
논리적 함수 단계(19세기) | Dirichlet, Hankel |
집합적 함수 단계(20세기) | Bourbaki |
1) 전 함수 단계
함수는 고대 바빌로니아,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이 당시에는 함수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는 없었으며, 주로 태양, 달, 행성, 성운의 운동 등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함수표 등을 사용하였다. 그리스인들은 곡선이나 곡면을 방정식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했고, 이때의 방정식은 기하적 언어로 나타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함수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식은 없었다.
2) 기하적 함수 단계
함수가 수학적으로 의식화되어 사용되고 정의되고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17세기인데, 이 단계의 함수 개념은 여러 가지 운동을 양적으로 수학화하려는 것에서 발생하였다. 최초의 의식적인 함수는 운동을 나타내는 곡선과 관련해서 개념화되었다는 점에서 기하적 함수라고 볼 수 있다.
3) 대수적 함수 단계
함수를 대수적으로 연구하는 관점의 변화는 비에타의 문자 대수와 방정식론, 데카르트의 해석기하학을 기초로 18세기에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졌을 뿐만 아니라 각 변수가 독립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인식하였고, 각 변수의 구체적인 변화와 무관하게 변수들을 어떤 형태로든 서로 연결할 수 있는지 없는지 하는 것이 중요시되었다. 이것은 더 나아가 함수가 기하학적 원천과는 관계없이 대수적으로 조작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주된 조작 가능성으로 합성함수와 역함수를 구하는 것이 포함되었다. 결국 함수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변수를 제거하고 함수 개념을 다루고자 하였다.
4) 논리적 함수 단계
논리적 함수 단계는 함수 개념이 더 이상 대수식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다만 두 변수가 대응이라는 논리적 조건에만 관련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개념은 19세기 이후에 보편화되었다. 디리클레는 한 변수가 다른 변수에 종속되는지 안 되는지, 식으로 표현될 수 있든지 없든지 중요하지 않았고, 한 변수의 각 값에 다른 변수의 유일한 값이 대응되느냐 되지 않느냐의 논리적 조건에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함수를 정의함으로써 함수에서 변수 개념을 없앴을 뿐만 아니라 일가성과 임의성을 강조하게 된다. 일가성이란 정의역의 각 원소에 대해 치역의 단 하나의 원소가 대응된다는 조건으로 함수와 함수가 아닌 것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임의성이란 함수는 어떤 특별한 표현에 의해 기술되거나 또는 어떤 규칙성을 따르거나 또는 어떤 특별한 형태를 가진 그래프에 의해 묘사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5) 집합적 함수 단계
집합적 함수는 논리적 함수에 포함해 생각해도 무방하지만 좀 더 엄밀한 의미의 공리론적 집합론을 기초로 함수를 정의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데킨트, 코시, 칸토어 등이 해석학의 기초가 되는 실수의 구조를 엄밀하게 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집합적 함수 개념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함수의 출현과 더불어 함수와 함수의 쌍의 연산이 가능해지고, 합성과 역은 이전에는 모르고 있었던 풍부한 대상, 즉 많은 함수들을 창조하였고, 수학적 사고에 새로운 조작 가능성을 제공했다. 이러한 함수의 합성과 역이라는 조작 가능성은 그 이후의 추상 수학을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였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물리적 · 사회적 · 수학적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탄생한 함수 개념을 의식하고 다듬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함수 개념을 종속성에서 대응으로, 동적인 것에서 정적인 것으로, 규칙적인 것에서 임의적인 것으로, 다가함수에서 일가함수로 전환했다. 그 이후로 함수 개념은 해석학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함수에 합성과 역이라는 조작 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추상 수학으로서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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