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는 수 개념을 지도하는 방법 두 가지인 ‘사물에 의한 방법’과 ‘기호에 의한 방법’을 알아보고 듀이와 피아제는 한 개념에 국한되지 않고 각 관점이 각기 기여하는 다른 측면을 모두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듀이와 피아제의 이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 수 개념의 원천이 되는 활동 (듀이)
듀이는 수 개념을 발생하게 하는 활동은 어떤 활동일까 하는 의문에 ‘측정 활동’에 의해 수 개념이 생겨나며, 그 측정 활동은 한계 상황의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인간이 활동하는 가운데 어떤 저항이나 한계를 느끼게 된다면 그 한계 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목적에 맞게 수단을 조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양에 관한 아이디어와 측정 활동이 발생하게 된다.
측정 활동은 전체 양을 단위로 분해한 다음, 단위의 반복을 통하여 전체 양을 다시 재구성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때 얻게 되는 ‘수’는 전체 양과 사이의 상대적인 관계, 즉 ‘비(比)’가 된다. ‘모호한 전체’를 ‘명확한 전체’로 만드는 과정이 측정 활동이라고 설명한다.
$$ 1\over3 $$ ● ● ● ● ● ● 전체 양을 단위 1로 분해한 다음 반복하면 전체는 6이 된다. ● ● ● ● ● ● 전체 양을 단위 2로 분해한 다음 반복하면 전체는 3이 된다. |
듀이는 어린 아동에게는 처음부터 직관이 갖추어져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부분으로 이루어진 전체가 아니라 하나의 ‘모호한 전체’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아동이 수 개념을 형성하도록 지도하는 과정에서 모호한 전체를 부분으로 변별하거나 구별된 개체들을 통합된 관점에서 관계 짓는 활동을 충분히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듀이가 설명하는 구성적 활동에 의한 산술 지도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 모호한 전체 (명확히 규정될 필요가 있는 한정된 크기나 양)
2단계 : 전체를 (명확하게) 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부분 (단위)
3단계 : 명확한 전체를 구성하는 측정의 과정 (수 값의 결정)
듀이의 산술 교수법은, 수 개념을 처음부터 완전히 추상화된 수학적 대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측정 ‘활동’을 통하여 반성하고 성장하는 것으로 지도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 수 개념의 조작적 구성 (피아제)
피아제는 인식론적 질문에 대하여 ‘심리적 발생’과 ‘인지 구조’라는 그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해답을 찾아 나갔고, 이러한 이유로 그가 개척한 인식론은 ‘발생적 인식론’이라 불린다.
수학적 지식의 발생과 관련한 피아제의 이론에서 ‘활동’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그가 수학적 개념을 ‘조작’으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조작’은 ‘내면화된 가역적 행동’을 의미하는데, 수학적 개념은 바로 ‘행동의 일반적 조정에 대한 반영적 추상화의 결과로 구성되는 조작’이라는 것이다. 결국, 피아제에게 수학적 개념을 형성하는 것은 곧 ‘조작을 구성’하는 것이고 이를 ‘조작적 구성주의’라 불렀다. 조작이 구성되기 위해서는 ‘행동’이 ‘내면화’되고 ‘가역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동의 내면화는 가역성을 획득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교환법칙을 이해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 2\times 3=3\times 2 $ 돌멩이를 두 개씩 묶어서 세 번을 세어본다. 돌멩이를 세 개씩 묶어서 두 번을 세어본다. 돌멩이를 네 개씩 묶어서 세어보면 셀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다. 돌멩이를 다섯 개씩 묶어서 세어보면 셀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다. → 이것이 바로 행동의 일반적 조정이다. → 내면화하는 과정을 한다. → $ 4\times 5=5\times 4 $(사물 없이도 생각이 가능하다) → 교환법칙을 이해한다. → 이것이 바로 내면화된 행동으로 ‘조작’이라고 한다. |
수학적 개념을 조작의 체계로 본 피아제의 훌륭한 통찰 중의 하나는, 바로 조작의 체계가 수학적(대수적) 구조를 갖는다는 것이다. 수 개념이 논리적 관계로 환원될 수 있으며, 논리적 관계는 바로 이 ‘집합의 포함관계’와 ‘비대칭적 추이관계’라고 설명한다. 이는 ‘활동’에 대한 반영적 추상화로 인해 구성되는 ‘조작’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수학적 인식론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체가 보존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전체가 부분들로 구성되며 그 부분들이 임의로 배열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므로, 결국 수 개념의 구성은 ‘보존되는 전체 내에 부분을 겹쳐 넣는 것’과 ‘서열과’라는 조작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다시 측정 활동을 통해 수 개념이 발생한다는 듀이의 관점과 연결될 수 있게 된다.
피아제의 설명에 따른다면, 수 개념 지도에서 아동의 활동이 갖는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물에 대한 직관이나 언어적 수단에만 주로 의존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 아동의 경우에 구체적인 대상에 대한 분류 활동이나 계열화, 서열화 활동이 그들의 수 개념을 구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임은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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