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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이야기

(동화 속 수학) 걸리버 여행기 속의 수학

by 프리나01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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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인국 사람보다 12배 크면 몇 인분을 먹어야 할까?

 

걸리버 여행기1726년 아일랜드의 작가인 조나단 스위프트가 발표한 소설입니다. 이 소설은 출판되었을 때부터 엄청난 인기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으며, 신랄한 묘사로 인해 내용이 삭제되거나 금서로 지정되기까지 했습니다. 이 소설은 원래는 인간 매도의 풍자소설인데요. 이 소설의 전반부인 1부와 2부에서는 끊임없이 숫자가 등장하면서 소인국과 대인국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숫자들을 단순히 읽어 내려가기보다는 수학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또 다른 재미를 부여해 볼까요?

 

자 그럼, 스위프트가 어린아이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익숙한 소인국과 대인국 이야기를 시작해 보도록 합시다.

 

◆ 걸리버 여행기 속의 수학적 상황

 

걸리버는 항해 중 사고로 배가 부서지며 아주 작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 릴리퍼트로 들어가게 됩니다. 릴리퍼트의 국왕과 걸리버가 맺은 조약 중에는 매일 1728명에게 먹일 수 있는 음식을 제공한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1700이나 1800이 아니라 꼭 1728명이었을까요?

그 이유는 측정 결과 걸리버의 키가 릴리퍼트의 사람보다 약 12배 컸기 때문입니다. 길이가 12배 커지면 면적은 12의 제곱, 부피는 12의 세제곱만큼 커집니다.

 

걸리버와 릴리퍼트 사람들은 닮은 모양이고 12배 크기 때문에, 릴리퍼트의 수학자들은 걸리버의 몸집이 소인 몸집의 12×12×12=1728(배) 가 됨을 계산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식사량도 1728배가 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거죠.

 

참고로, 더운 여름날 시장에서 약간 더 큰 수박의 값이 작은 것보다 생각보다 더 비싼 이유도 바로 이 부피의 닮음과 관련하고 있습니다. 크기가 약간 더 커서 1:1.2라고 하면 그러면 수박의 부피는 1³:1.2³이 되므로 1.7, 즉 거의 두 배의 값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요?

 

그렇다면 왜 스위프트는 릴리퍼트 사람들을 걸리버의 $ \frac{1}{12} $ 로 상상했던 것일까요? 이는 아마도 그 당시에 영국에서 사용하고 있던 단위 때문일 것입니다. 걸리버의 키가 소인보다 12배 크다고 한 것은 당시 영국에서 12진법을 많이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2진법은 아직 영국에서 쓰는 단위에 흔적이 남아 있지요. 예를 들어, 1피트는 12인치랍니다. 그러므로 12라는 숫자가 편안하게 다가왔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는 주로 십진법을 사용하고 있지요. 여러분을 똑 닮은 작은 인형을 만든다고 해봅시다. 어느 정도 크기의 인형을 만들 것인가요? 우리는 십진법을 사용하고 있어 10이라는 숫자가 편안하게 다가오므로 아마도 자신의 키의 $ \frac{1}{10} $ 정도 되는 인형을 만들 생각할 것입니다. 혹은 자신의 키가 150cm라면 인형의 크기는 150mm와 같이, 같은 수치를 사용하되 보다 작은 단위를 사용할 것입니다. 스위프트도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걸리버 여행기로빈슨 크루소보다 더 사실적이며 자세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마 스위프트가 걸리버 여행기에서 소인국의 황제가 1000명분의 식량을 제공하겠다거나 아니면 단순히 많은양을 제공하겠다고 추상적으로 얘기했다면, 이 소설은 사실성과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을 것입니다.

 

 

걸리버 여행기는 어린이들에게는 상상의 꿈과 함께 모험심을 키워주고, 어른들에게는 인간 본성에 대한 풍자와 문명에 대한 비판을 제공해줍니다. 이처럼 수학은 소설을 좀 더 사실답고 흥미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수학은 수학책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책을 벗어나서 우리 주변 곳곳에 스며들어 삶을 윤택하게 해 줍니다. 수학이 소설 안에서도 이렇게 빛을 발하다니 수학은 우리 삶 깊숙하게 들어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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