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적 상상력이 만들어낸 판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 소녀 앨리스가 하얀 토끼를 쫓아 토끼 굴에 빠진 뒤 몸이 한없이 작아졌다 커졌다 하면서 기괴한 캐릭터들과 만나면서 겪는 모험담으로 전 세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신기한 이야기책’입니다.
‘이상한 나라 앨리스’를 쓴 루이스 캐럴의 본명은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1832~98)은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교회에서 수학을 가르친 수학자입니다. '이상한 나라 앨리스' 안에도 수학을 많이 포함할 수밖에 없었죠. 캐럴은 수학과 논리, 언어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캐럴은 수줍음이 많고 말을 더듬어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꺼렸지만 아이들과 있을 때는 수줍음도 없고 말도 더듬지 않으며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의 기발한 상상력과 작품 속 곳곳에 숨겨진 상징성, 알쏭달쏭한 철학적 대화, 역설 논리, 현란한 언어유희와 수학적 퍼즐 등이 어우러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지금까지도 문학과 예술, 현대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줍니다.
그의 속편인 ‘거울 나라 앨리스’ 또한 상상의 세계가 흥미진진합니다. 이상한 나라가 트럼프의 세계였다면, 거울 나라는 체스의 세계입니다. ‘거울 나라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소파에 앉아 실을 감으며 새끼 고양이와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앨리스는 문득 벽난로 뒤의 거울을 보며 그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게 되고 누군가가 앨리스를 찾으러 쳐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앨리스는 급히 거울 속으로 뛰어들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 거울 나라 앨리스 속의 수학적 상황
첫 번째로 ‘거울 나라 앨리스’에는 대칭적 사고가 숨어있습니다. 거울에 비추는 모습을 자주 상상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우리는 대칭에 대한 사고를 기를 수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칙연산의 상황도 자주 등장합니다.
거울 나라 앨리스에는 여러 가지 수학적 상황이 등장하는데, 다음과 같은 장면을 살펴봅시다.
“그럼 당신이 가장 잘 기억하는 건 어떤 종류의 일이에요?” 하얀 여왕은 가볍게 대답했습니다. “아, 다음 중에 일어날 일들이야. 예를 들어서 지금 왕의 심부름꾼이 감옥에 갇혀서 벌을 받고 있다고 하자.” 하얀 여왕은 손가락에 커다란 반창고를 붙이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면 재판은 다음 주 수요일이 지나서 열리는 거고, 죄는 그다음에야 짓는 거지.” 여기에서 우리는 문제를 푸는 여러 가지 방법의 하나인 ‘거꾸로 풀기’를 생각하게 합니다. |
또 다른 장면에서도 수학적 상황은 등장합니다.
앨리스는 말하는 꽃들이 사는 정원을 도착하게 되고 거기에서 붉은 여왕을 만나게 됩니다. 붉은 여왕을 만나기 위해 몇 걸음 갔을 때 붉은 여왕은 놀랍게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고 앨리스 자신은 다시 현관문 앞을 걷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짜증이 난 앨리스는 이번에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 보자고 마음먹습니다. 반대로 걸었더니 몇 발자국 걷지도 않았는데 붉은 여왕의 앞으로 다가가게 되었고 눈앞에는 그렇게도 가고 싶었던 언덕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거울 속에 비쳐 좌우가 바뀐 형태로 봐야 하는 상황을 이해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언덕 위에 이르렀을 때 거기서 내려다본 마을은 초록색 울타리로 구획이 나누어진 체스판 같았습니다. “네가 좋다면 하얀 여왕의 졸이 될 수 있단다. 둘째 칸에서 시작해서 여덟째 칸에 도착하면 너도 여왕이 될 수 있다.” 바로 그 순간 그들은 웬일인지 달리기 시작했지만 정말 이상하게도 그들 주변에 있는 나무며 다른 것들의 위치가 전혀 바뀌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앨리스가 지쳐서 달리기를 멈추었을 때 깜짝 놀라며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어머나, 우리가 계속 이 나무 아래에 있었던 건가요? 모든 것이 아까와 똑같은 자리예요!” “당연하고말고. 어떨 거라고 생각했지?” “글쎄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한참 동안 빨리 달리면 어딘가 다른 곳에 도착하게 되거든요.” “느림보 나라 같으니! 자, 여기에서는 보다시피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으려면 계속 달리는 수밖에 없단다. 어딘가 다른 곳에 가고 싶다면 최소한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만 해.” |
거울 나라에서는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여기에서 속도와 시간, 그리고 거리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거울 밖의 현실에서는 $ 속도=\frac{거리}{시간} $이므로 속도와 거리는 비례 관계에 있습니다. 즉, 일정한 시간 동안에 속도가 빨라지면 이동한 거리는 멀어집니다. 하지만 거울 나라에서는 이와 반대로 $ 속도=\frac{시간}{거리} $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거리와 속도는 반비례 관계가 되고 속도를 빠르게 할수록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속도를 최대한 빨리한다고 할 때 비로소 제자리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수학적 상황이 들어있는데 그것은 다음 포스팅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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