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하 개념의 이해와 적용
가) 개념의 형성과 이해
스켐프는 개념을 공통 성질에 대한 상징적 표현으로 규정하면서, 개념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조작으로 추상화와 분류를 들고 있다. 한편 칸트는 '개념을 갖는 일', 즉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특정한 대상을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의 사례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김승호는 학습자가 개념을 갖는다는 것은 개념을 언어적 수준에서 추상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개념을 통해서 그 개념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사례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어떤 개념을 형성하고 이해했다는 것을, 그 개념을 통해 현상과 대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하도록 한다.
나) 개념의 적용
개념의 이해와 개념의 적용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개념을 이해했다는 것은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가 요구하는 개념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 결과 개념을 이용하지 못한다면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 맥락에서 개념으로 조작하기 위해서는 굳건한 개념 체계가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굳건한 개념 체계를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까?
(1) 수직적 관련성
개념들 간의 '수직적 관련성'이란 개념들 간의 위계 구조, 즉 개념들 간의 계통성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서 개념 A와 개념 B가 수직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개념 A가 개념 B를 기초로 해서 생성된다는 것이다. 수직성 관련성은 새로 학습한 개념이 학습자에게 의미 있는 지식으로 자리매김하는 것과 관련된다. 개념 A가 개념 B를 기초로 해서 생성되는 개념이라고 했을 때, 학생들에게 개념 B가 형성되어 있다면 개념 B를 기초로 해서 개념 A를 형성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새로운 개념 학습에 토대가 될 선행 개념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어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하고 학생들이 이미 획득한 개념에 기초해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2) 수평적 관련성
개념들 사이의 '수평적 관련성'을 구축했다는 것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어떤 대상이나 현상을, 여러 개념을 동시에 파악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직성 관련성'으로 연결된 개념들이 서로 종속적인 관계를 맺는다면, '수평적 관련성'으로 연결된 개념들은 독립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는다. 어떤 대상을 여러 개념을 통해서 동시에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즉, 어떤 대상이 개념 X의 사례인 동시에 개념 Y의 사례라는 것을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해야 한다.
다) 장애의 원인 및 교수학적 시사점
▶ 개념의 개별화
학생들은 개념을 '개별화(구획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학생들이 각각이 개념을 분리된 것으로 파악한다는 것이다. 학습의 초기 단계에 개별적으로 학습된 개념들은 학생들에게서 분리된 채로 존재한다. 다시 말해서, 학생들의 개념은 개인화되고 고립되어 관계를 맺지 못한 채로 존재한다. 개념이 지나치게 개별화된 특성을 지니게 되면 문제 해결에 적용되기 어렵다. 또한 학생들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이미 확립된 하위 개념에 근거해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설명해야 한다. 새로운 개념이 있는 개념들의 관계망과 연결될 때, 새로운 개념은 관계망에 통합되어 의미 충실한 지식이 된다.
▶ 개념의 고착화
학생들이 획득한 개념은 범위가 매우 좁은데, 이는 학생들이 개념을 특정 맥락에만 고착시키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이러한 경향을 '개념의 고착화'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의 고착화는 개념의 본질적 요소와 비본질적 요소를 구분하지 못하게 하며, 학생들은 도형의 모양과 시각적으로 지각되는 특징을 본질적인 요소로 간주하게 된다. 그러므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개념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맥락과 질적으로 다른 시각적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 이는 딘즈의 '수학적 다양성의 원리'와 일관된다.
▶ 선행 개념의 방해
어떤 대상에서 두드러지는 개념은 그 대상을 다른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즉 문제에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어서 기하 그림을 해석하는 데에 먼저 이용된 '선행 개념'은 그 그림을 다른 개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러한 '선행 개념의 방해'는 기하 그림을 오직 한 개념에 관해서만 바라보는 제한적인 방식에서 기인한다.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 해결의 토대가 되는 어떤 개념을 견실하게 이해해야 하는 동시에 여러 개념을 체계적으로 관련지어야 한다. 개념들 사이의 상호관련성과 개념들 사이의 자유로운 이행은 개념 학습에서 강조되어야 할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2) 반힐레의 기하적 사고 수준 이론
가) 반힐레의 기하적 사고 수준
▶ 제1수준 : 시각적 인식 수준
제1수준은 시각적 인식 수준으로서 이 수준의 학생들은 전체적인 모양새로 도형을 인식하며 도형의 성질에 주목하지 않는다.
▶ 제2수준 : 기술적/분석적 인식 수준
제2수준은 기술적/분석적 인식 수준으로서 학생들은 도형의 성질에 주목하며 도형의 성질을 분석할 수 있다.
▶ 제3수준 : 관계적/추상적 인식 수준
제3수준은 관계적/추상적 인식 수준으로서 도형의 성질이나 도형 자체가 논리적으로 정렬된다.
▶ 제4수준 : 형식적 연역 수준
제4수준은 형식적 연역 수준으로서, 연역의 의의가 전반적으로 이해된다.
▶ 제5수준 : 엄밀한 수학적 수준
제5수준은 엄밀한 수학적 수준으로서, 대상의 구체적 성질이나 성질들 사이 관계의 구체적 의미가 사상된다.
3) 프로이덴탈의 증명 교수 · 학습론
프로이덴탈에 따르면 기하 영역에서의 수학화는 '① 주변 현상을 도형이라는 본질로 조직 → ② 도형의 성질 발견 → ③ 국소적 조직화: 정의하기와 증명하기 → ④ 전체적 조직화: 공리화 → ⑤ 존재론적 결합 끊기'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국소적 조직화는 공리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접하고 있는 영역에서 참이라고 인정되는 사실, 즉 학습자의 실제로부터 시작해서 부분적으로 조직화하는 것을 말한다.
전체적 조직화는 기하의 전체 영역을 정의와 공리로부터 출발하는 공리 체계로 조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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